육아를 하다 보면 아기가 이유 없이 칭얼대고, 안아줘도 소용없고, 심하게는 엄마에게 화내고 떼쓰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저희집 포포가 17개월 다 되어가는데 갑자기 혼자 잠도 안자려고 울고 떼를 쓰고(7~8 개월부터 분리수면 성공했던 아기), 혼자서도 잘 놀았는데 엄마랑 같이 놀려고 해서 알아봤는데요.
이럴때 아이가 “왜 이러지?” 싶지만, 알고 보면 이것은 아이의 정서 발달에 꼭 필요한 과정인 ‘재접근기(Re-approachment phase)’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재접근기의 정의, 시기, 증상, 원인, 그리고 부모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를 자세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목차
재접근기란?
재접근기(Re-approachment phase)는 아이가 자율성과 독립심을 키워가던 중, 다시 부모(특히 엄마)에게 심리적으로 가까워지려고 시도하는 시기를 말합니다.
이 시기는 아이의 자아 발달과 감정 조절 능력이 미성숙한 상태에서 시작되며, ‘애착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는 시기’로 많은 부모들이 혼란을 겪습니다.
재접근기 시기: 언제 시작될까?
보통 생후 14개월~24개월 사이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특히 18개월 전후에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아기의 기질과 환경에 따라 시작 시기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 참고: 정신분석가 마가렛 말러(Margaret Mahler)는 인간 발달을 '분리-개별화 이론'으로 설명했으며, 그 중 재접근기는 분리-개별화의 하위 단계 중 하나로 정의됩니다.
재접근기 증상: 아이가 이렇게 달라져요
재접근기 아기의 행동은 혼란스럽고 감정 기복이 심해 보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증상 | 설명 |
엄마 껌딱지 | 혼자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엄마를 찾고 떨어지지 않으려 함 |
감정 기복 | 조금 전까지 웃다가 갑자기 울거나 화를 냄 |
떼쓰기 | 원하는 것이 관철되지 않으면 바닥에 눕거나 울부짖음 |
수면 문제 | 혼자 자던 아이가 다시 잠자리에서 울고불고 안자려 함 |
엄마에게 분노 표출 | "엄마 싫어!", "하지 마!" 등의 말을 하며 엄마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 |
안아달라고 하면서도 거부 | 엄마에게 안기고 싶다고 하면서 안으면 밀치기도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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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의 아이는 ‘엄마가 필요해, 하지만 나는 내 맘대로 하고 싶어’라는 모순적인 감정 속에서 갈등합니다.
왜 재접근기가 생길까? (원인)
재접근기는 아기의 정서·인지 발달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음을 나타내는 건강한 성장의 한 징후입니다.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아 인식의 시작
→ 아이가 ‘나’와 ‘엄마’가 다른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생기는 갈등 - 자율성 vs. 애착의 충돌
→ 혼자서 해보려는 욕구와 여전히 의존하고 싶은 마음이 충돌함 - 감정 조절 능력 미숙
→ 감정은 복잡해지지만 표현하거나 조절할 능력은 아직 부족함 - 낯선 환경과 변화
→ 어린이집 등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면 불안감이 커져 재접근 행동이 강해짐
재접근기, 언제까지 이어질까?
- 보통 수 주에서 수개월 간 지속됩니다.
- 아이의 기질, 부모의 대응 방식에 따라 짧게는 2~3주, 길게는 3개월 이상 이어질 수 있어요.
- 중요한 것은,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 아이의 자율성·정서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부모가 해야 할 대처법
이 시기에는 아이가 보내는 혼란의 신호에 공감하고 받아주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실천해보세요.
1. 감정을 말로 표현해주기
“지금 화가 많이 났구나”, “엄마가 안아줄게. 하지만 위험한 건 안 돼.”
👉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느낍니다.
2. 일관된 규칙 유지
아이의 떼쓰기나 분노에 모두 맞춰주는 것은 오히려 불안을 키울 수 있습니다.
“안 되는 건 안 돼”라는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세요.
3. 충분한 신체 접촉과 사랑 표현
낮에는 함께 많이 놀아주고, 포옹이나 스킨십을 늘려주세요.
밤에는 수면 루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4. 감정 조절을 돕는 놀이 활용
역할 놀이, 감정 그림책, 손인형 등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는 법을 익히게 도와주세요.
결론: 재접근기는 아이가 잘 크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아이가 이유 없이 짜증을 내고, 엄마를 들었다 놨다 하는 재접근기.
분명 힘든 시기지만, 이 시기를 건강하게 지나면 아이는 더 단단한 애착과 자율성을 갖게 됩니다.
엄마, 아빠의 따뜻한 반응과 일관된 태도는 아이의 정서적 기초를 다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아이의 복잡한 감정이 "엄마, 나 이렇게 성장하고 있어요"라는 말임을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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